(문신) 백정 정역 [정도공], 정경부인 안동권씨

정도공 백정 정역

 

- 세종 27권, 7년(1425 을사 / 명 홍희(洪熙) 1년) 1월 26일(정유) 5번째기사
전 판중군부사 정역의 졸기

   전(前) 판중군부사(前判中軍府使) 정역(鄭易)이 졸하였다. 역의 자(字)는 순지(順之)이니 본관은 해주(海州)이다. 홍무(洪武) 을묘년에 비로소 벼슬하고, 공무를 다스리는 여가마다 학문에 힘쓰더니, 계해년에 과거에 급제하여 좌정언(左正言)에 임명되고, 〈외임으로〉 나아가 교주도 안렴부사(交州道按廉副使)가 되고, 〈내직으로〉 들어와 사헌부 지평(司憲府持平)·전리 정랑(典理正郞)·형조 의랑(刑曺議郞)이 되고, 다시 연안(延安)·안변(安邊)·남원(南原)·양주(楊州)·재령(載寧)·함주(咸州)의 6읍(六邑) 수령을 역임하였다. 들어와 예문관 직제학(藝文館直提學)·지형조사(知刑曺事)·좌간의(左諫議)·우사간(右司諫)·형조 참의(刑曺參議)·호조 참의(戶曺參議)를 거쳐 풍해도 도관찰사(豊海道都觀察使)·중군 동지총제(中軍同知摠制)에 임명되고, 하정사(賀正使)로 북경(北京)에 갔다가 돌아와 한성부 윤(漢城府尹)에 임명되고, 참지의정부사(參知議政府事)로 태종(太宗)의 원종 공신 녹권(原從功臣錄券)을 받았다. 대사헌(大司憲)·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으로 천전(遷轉)되고, 〈외직으로〉 나아가 충청도 도관찰사(忠淸道都觀察使)가 되었고, 들어와 판한성부사(判漢城府事)에 임명되었으며, 예조·형조·호조·이조의 4조 판서를 역임하고, 의정부 찬성사(議政府贊成事)가 되었다. 또한 한성 부사로 사사연사(謝賜宴使)가 되어 북경에 갔다가 돌아와서 의정부 찬성사가 되고, 예문관 대제학(藝文館大提學)과 판중군 도총제부사(判中軍都摠制府使)를 역임하고, 병으로 사면하였다. 한가로이 살면서, 두 아들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나는 평생에 다만 임금께 충성하는 한 마음이 있었을 뿐이었다. 너희들도 나의 뜻을 본받으라.”

하더니, 이에 이르러 병으로 졸(卒)하였다. 사람됨이 중후(重厚)하고 근검(勤儉)하여, 집에서 거처하매 사치하지 않았으며, 비록 왕실(王室)과 혼인하여 벼슬이 1품에 이르렀으나, 교만한 빛이 없었고, 행정에 있어서는 너그러움과 간소를 위주로 하였다. 태종이 일찍이 말하기를,

“정역은 마음가짐이 충직(忠直)하니 덕 있는 사람이다.”

하고, 그의 딸을 효령 대군(孝寧大君)의 부인으로 삼았다. 임금도 또한 후한 예대(禮待)를 가하였고, 그가 질병이 있을 때에 어의(御醫)를 보내어 위문하고, 약물과 주찬(酒饌)을 내렸으며, 졸함에 미쳐서는 내관(內官)을 보내어 조상(弔喪)하고, 3일 간 조회를 정지하였으며 장사를 관에서 보게 하였다. 정도(貞度)라 시호(諡號)를 내리니, 청백으로서 절개를 지킨 것을 정(貞)이라 하고, 마음으로 능히 의(義)를 제어하는 것을 도(度)라 한다. 두 아들은 정충경(鄭忠敬)과 정충석(鄭忠碩)이다.

【태백산사고본】

【영인본】 2책 651면

【분류】 *인물(人物)

 

- 세종 27권, 7년(1425 을사 / 명 홍희(洪熙) 1년) 2월 6일(병오) 2번째기사
판부사 정역에 대한 제문

예관(禮官)을 보내어 작고한 판부사(判府事) 정역(鄭易)에게 치제(致祭)하였다. 그 제문에 말하기를,

“수명의 길고 짧음은 진실로 하늘에 달려 있으므로 면하기 어려우나, 은혜와 예우(禮遇)의 분수(分數)는 마땅히 임금에 있으니, 융후(隆厚)를 다해야 한다. 더욱이 저 어진 신하에게는 마땅히 융숭한 은전을 거행하여야 할 것이다. 생각하건대, 경(卿)은 덕성(德性)이 돈독 중후하고, 흉금(胸襟)과 도량(度量)이 침심(沈深) 웅혼(雄渾)하였도다. 일찍이 경서(經書)에 뜻을 독실히 하였고, 항상 효제(孝悌)를 힘써 행하였도다. 재능은 경제(經濟)에 뛰어났고, 식견은 시의(時宜)에 통달하였도다. 검소하여 화려한 외식(外飾)이 없었으며, 온화하면서 확고한 조수(操守)가 있었다. 간원(諫院)에 발탁되어 곧은 도로 행하여 옛 사람의 유풍(遺風)이 있다는 명성이 있었고, 여러 번 언관(讞官)이 되어 밝고 능하였다는 칭송을 얻었으며, 이미 조정에 벼슬하여서는 이름을 사림(士林)에 떨치었도다. 태종(太宗)과 지우(知遇)를 맺어, 드디어 그 공적을 원종 공신(原從功臣)에 기록하였고, 또 숙녀(淑女)를 낳아 드디어 우리 집과 인친(姻親)을 맺었으니, 그 은총과 사랑의 융숭함이 다른 관원에 비할 바 아니었다. 헌부(憲府)의 장관(長官)이 되어서는 풍기(風紀)를 진작(振作)시켰고, 경조(京兆)의 수반(首班)이 되어서는 기무(機務)를 맑게 정제하였다. 절원(節鉞)을 받아 도를 다스리어 은혜와 위엄이 아울러 행하여졌고, 여러 조(曹)의 판서(判書)를 역임하여 대소의 일을 모두 잘 거행하였으며, 묘당(廟堂)의 계획에 참여 결단하고 찬조하여 이룬 공훈이 퍽 많았다. 명나라에 사명을 받들고 가서는 울연히 전대(專對)의 아름다운 공로가 있었으니, 진실로 국가의 주석(柱石)이요, 진신(搢紳)의 모범이었도다. 내가 바야흐로 〈노성(老成)한〉 옛 사람의 임용(任用)을 도모하였는데, 오랫동안 풍질(風疾)에 신음하더니, 홀연히 부음(訃音)이 들리니, 이 아픈 마음을 견딜 길이 없도다. 이에 예관에게 명하여 박략한 전물(奠物)을 드리노라. 아아, 큰 덕인(德人)이 이미갔으니 그 충의(忠義)를 잊을 수 없음을 탄식하고, 위문의 은전을 특히 가하여 어둡지 않을 영령(英靈)을 위로하노라.”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영인본】 2책 652면

【분류】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 *인물(人物)

 

- 세종 39권, 10년(1428 무신 / 명 선덕(善德) 3년) 3월 8일(경인) 3번째기사
판부사 정역의 아내에게 부의로 종이와 곡식을 내리다

판부사 정역(鄭易)의 아내에게 부의(賻儀)로 종이 70권과 쌀·콩 합계 20석을 내렸다.

【태백산사고본】

【영인본】 3책 119면

【분류】 *왕실-사급(賜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