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변영로
1898∼1961. 시인·영문학자. 서울 출신. 아호는 수주(樹州). 변정상(卞鼎相)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진주 강씨(晉州姜氏)이다. 서울 재동·계동 보통학교를 거쳐 1910년 사립 중앙학교에 입학하였으나 1912년 체육교사와 마찰이 일어 자퇴하고 만주 안동현을 유람하다가 같은 해 평창 이씨(平昌李氏)이흥순(李興順)과 결혼하였다. 1915년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학교 영어반에 입학하여 3년 과정을 6개월 만에 마쳤다.
그 뒤 1931년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산호세대학에서 수학하였다.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학교 및 중앙고등보통학교에서 영어교사를 지내기도 하였으며, 1919년에는 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한 일도 있다. 1920년에 ‘폐허(廢墟)’, 1921년에는 ‘장미촌(薔薇村)’ 동인으로 참가하였으며, 『신민공론(新民公論)』 주필을 지내기도 하였다. 1923년에 이화여자전문학교 강사로 부임하였다.
1933년 동아일보기자, 1934년 『신가정(新家庭)』 주간을 지내다 광복 뒤 1946년에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교수, 1950년에 해군사관학교 영어교관으로 부임하였다. 1953년에 대한공론사(大韓公論社) 이사장에 취임, 1955년에는 제27차 비엔나국제펜클럽대회에 한국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그의 시작 활동은 1918년『청춘(靑春)』에 영시 「코스모스(Cosmos)」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천재시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동은 1921년『폐허』 제2호에 평문 「메텔링크와 예이츠의 신비사상」, 『신천지(新天地)』에 논문 「종교의 오의(奧義)」, 시 「꿈많은 나에게」·「나의 꿈은」 등 5편을 발표하면서부터 전개되었다. 1922년에는 『신생활(新生活)』에 대표작 「논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는 창작 활동 초기부터 과작(寡作 : 작품을 적게 제작함.)의 시인이었다.
『신생활』·『동명』·『개벽(開闢)』 등을 통하여 한 해에 5, 6편 정도를 발표하였을 뿐이다. 1924년에는 첫 시집 『조선의 마음』이 평문관(平文館)에서 간행되었는데 거기에는 「버러지도 싫다하올 이몸이」를 비롯한 28편의 시와 수상 8편이 수록되었다. 그러나 이 시화집은 내용이 불온하다 하여 발행과 동시에 곧 총독부에 의하여 압수되어 폐기처분된 바 있다.
그의 시작품들은 가락이 부드럽고 말씨가 정서적이어서 한때 시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작품 기저에는 민족혼을 일깨우고자 한 의도도 깔려 있었다. 그의 시세계는 크게 3기로 구분된다. 1기는 시집 『조선의 마음』이 발간되기까지인데, 민족시인으로서의 의식이 표출된 시기이다. 이 무렵의 대표작으로 「논개」를 들 수 있다.
2기는 그 뒤부터 광복까지의 시기로, 자신을 둘러싼 상황인식에서 오는 절망감 속에서도 선비적 절개와 지조를 고수하려는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실제(失題)」·「사벽송(四壁頌)」 등을 들 수 있다. 3기는 광복부터 죽기까지의 시기로 「돐은 되었건만」과 같이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는 우국적 시를 주로 썼다.
시작 활동 이외에도 우리 문단에 영미문학(英美文學)을 소개하고 우리 작품을 영역하였으며, 남궁 벽(南宮璧)의 유고 일문시(日文詩)를 『신생활』에 소개하여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시인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등 시사(詩史)에 공헌한 바가 크다. 1948년에는 서울시문화상(문학부분)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로 수필집 『명정사십년(酩酊四十年)』(1953)·『수주시문선(樹州詩文選)』(1959)·영문시집 『진달래동산(Grove of Azalea)』(1948) 및 1981년 유족들이 간행한 『수주변영로문선집(樹州卞榮魯文選集)』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변영로 [卞榮魯]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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