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내의원제조, 예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본관은 풍양(豊壤). 자는 자직(子直), 호는 동강(東岡). 조기(趙磯)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조희보(趙希輔)이고, 아버지는 예조판서 조형(趙珩)이다. 어머니는 목장흠(睦長欽)의 딸이다. 이경석(李景奭)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1657년(효종 8) 사마시에 합격한 뒤 송준길(宋浚吉)의 문인이 되었다.
1672년(현종 13) 익위사세마에 임명되었으며, 숙종이 즉위한 뒤 사축서별제(司畜署別提)가 되었다가 연천현감으로 나갔다. 그러나 1675년(숙종 1) 송준길이 추삭될 때 동문 홍득우(洪得禹) 등과 반대하는 소를 올려 남평(南平)에 유배당하였다가 이듬해 풀려났다. 호조좌랑을 거쳐 태인현감으로 나갔다.
1682년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한 뒤 1684년 지평이 되었으나, 집의 이굉(李宏)을 논죄했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체직되었다. 그 뒤 훈국도감종사관·서학교수·병조정랑이 되고, 호남에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홍문관부교리를 거쳐 이조좌랑이 되어서는 궁방에 대한 절수(折受)를 취소하고 호서의 첩가미(帖價米)를 탕감할 것을 건의하여 받아들여졌다. 의정부사인을 거쳐 부응교가 되어서는 외척을 견제하다 처벌받은 홍치중(洪致中)을 두호하고 경연을 자주 열 것을 주장하였다. 또한 평안감사 윤계(尹堦)와 황해감사 임규(任奎)의 잘못을 공격했으나, 태인현감 때의 잘못을 지적당하여 양주 쌍수역(雙樹驛)에 유배되었다가 대신들의 두둔으로 풀려났다. 1689년 이후 사도시정·홍주목사·사성·종부시정·좌통례·서산군수 등을 역임하고, 1694년 강계부사가 되었다. 그 해 갑술환국으로 서인이 집권한 뒤 남구만(南九萬)의 천거를 받아 특명으로 내직에 들어와 예조참의·대사간·동부승지 등을 지냈다. 당시 유배자들을 석방하는 작업에 참여했고, 옥사의 심리를 빨리하고 군포로 인한 침학 행위를 없앨 것을 주장하였다.
이어 대사성·부제학 겸 비변사부제조를 거쳐 개성유수에 발탁되었으나 가마에 대한 금령을 어겨 추삭되었다가, 대사간이 되어 양전을 바로 하고 군역을 균등히 할 것을 건의하였다.
도승지·호조참판 겸 동지의금부사를 거쳐 부제학이 되어서는 궁궐 생활의 절검을 강조하고 의관을 보내 민간의 환자를 치료할 것 등을 건의하였다. 그리고 단종의 부묘에 왕이 친림하는 것에 반대하다가 파직당했으나 홍문관의 건의로 용서받았다. 경기감사에 임명되어 민폐와 변통책을 올렸으며, 1700년 이조참판이 되어서는 서북 지방의 인재등용책을 건의하였다. 형조와 예조의 참판을 거쳐 형조판서에 임명되었으며, 후궁 장씨(張氏)를 사사할 때 반대하는 소를 올렸다. 우참찬·대사헌·지중추부사 겸 도총관이 되어 중국에 사신으로 가던 중 예조판서·좌부빈객이 되었고, 좌참찬으로 옮겼다.
한때 오도일(吳道一)을 두둔한다는 이유로 영의정 신완(申琓)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우빈객·한성부판윤·비변사당상을 거쳐 1706년 판의금부사·병조판서가 되었다. 이후 1708년까지 이조판서를 지냈으며, 1709년 기로소에 들어갔다. 이듬해 내의원제조를 맡고 있을 때 최석정(崔錫鼎)·서종태(徐宗泰)의 분란에 휩쓸려 파직당하였다. 이어 유득일(兪得一)·정호(鄭澔)의 공격을 받아 삭탈관직당했다가 풀려나 판돈녕부사가 되었다. 1711년 예조판서를 거쳐 우의정이 되어 호포법이 논의될 때 명분을 유지함으로써 사회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뜻에서 사대부에 대한 군포 징수를 반대하였다.
정승으로 있을 때 당론의 폐단을 없애려고 노력했으며, 1717년 세자 대리청정의 명령이 내렸을 때에는 판중추부사로 있으면서 반대하는 소를 올리는 등 남구만·최석정 등과 함께 온건한 소론으로서 정치 활동을 하였다. 또한, 오랜 기간 관직에 있으면서 부세제도·형사제도·예론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대한 건의를 많이 하였다. 글씨를 잘 써서 장렬왕후(莊烈王后)의 옥책문을 쓰는 데 선발되었고, 충현서원(忠賢書院)의 사적비 등을 남겼다. 남평의 용강사(龍岡祠)에 제향되었으며, 시호는 효헌(孝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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