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묘비 '10·26'수난…'의사' '장군' 찬사 글귀 훼손 | |||
[굿데이 2002-10-25 11:22] | |||
25일 goodday가 고(故) 김재규씨가 묻힌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삼성공원 묘지를 현장취재한 결과 2m 높이의 비석 앞면에 새겨진 '의사 김재규 장군 추모비'라는 글귀 중 '의사'와 '장군'이 인위적으로 지워져 '○○ 김재규 ○○ 추모비'로 변했다. 지운 부분은 만지면 돌가루가 흘러내려 정 같은 도구로 최근에 파낸 흔적이 역력했다. 김재규 묘비는 그간 묘석이 쓰러지고 주변 잔디가 뽑히는 등 매년 10월26일을 즈음해 수난을 당했으나 묘비 글자가 정으로 움푹 패어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석 뒷면과 묘지 앞 상석도 훼손됐다. 비석 뒷면에 새겨진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광풍 몰아 덮칠 때에 홀로 한줄기 정기를 뿜어 (중략) 아! 회천의 그 기상 칠색 무지개 되어 이 땅위에 길이 이어지리라'는 6행 추도시는 군데군데 글귀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긁혀 있다. '내 목숨 하나 바쳐 독재의 아성 무너뜨렸네'라고 새겨진 화강암 상석의 '김재규 옥중시'도 앞부분이 완전히 지워졌다. 김재규 묘지는 20여평 규모며, 추모비와
상석은 89년 2월에 제작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공원묘지에 있는 수천기의 묘 가운데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있는 데다 길도 거의 없는 상태로 방치돼 일반인이 오르기가 쉽지 않다. 묘지 관리소 관계자는 "묘역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어 관리도 쉽지 않은 곳을 누가 훼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묘비 훼손에 대해 유족들이 모르는지 별다른 얘기가 없어 내버려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재규 묘지는 2년 전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과 김재규 사건 변호인단, 광주·전남 '송죽회' 회원들이 '김재규 명예회복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김재규씨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간헐적으로 수난을 당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부터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에 김씨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내는 등 김씨를 본격적으로 재평가하려고 하자 이에 반발한 세력이 묘지를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박정희 대통령을 좋아하는 모임'의 한 관계자는 김재규 묘비 훼손과 관련, "부적절한 글귀가 새겨진 그의 묘비가 지워진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며 "김재규 묘지에 '의사'라는 글귀를 새긴 것에 대해 논하기조차 싫다"고 혹평했다.
글·사진/광주시 오포리〓정병철 기자 jbc@ho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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